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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국인들의 시위권을 지지합니까? 코로나 봉쇄에 항의하다가 구타당하고 구금된 공장 노동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위자들이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사용했던 아이폰의 에어드롭 기능을 제한한 것을 후회하십니까?” 쿡 CEO는 돌 같이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1989년 천안문 광장 학살 이후 미국 기업들은 무역과 외국인 투자가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국인들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만 했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에어드롭이다. 많은 중국인은 베이징 당국의 감시를 피해 시위하기 위해 애플의 파일 공유 도구인 에어드롭을 활용했다. 에어드롭은 30피트 이내의 거리에 있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고도 사진과 문서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다. 하지만 지난 11월 9일 애플은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중국에만 적용했다. 중국 아이폰 사용자들이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사용해온 도구를 빼앗은 셈이다.
미국 내에서는 거침없이 행동하는 쿡 CEO가 중국에선 당국의 비위를 맞추자 일각에선 ‘위선자’란 비판이 나온다. 2015년 14명이 희생된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 당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현장에서 사망한 범인 리즈완 파룩의 아이폰5C를 회수했다. FBI는 애플에 잠금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쿡 CEO는 거절했다. “고객의 보안을 위협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최근 애플이 중국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이 그랬듯 애플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때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CEO는 항상 기업이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을 강조한다. 기업을 도덕적 귀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를 얻기 어려울 때도 있다.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곳에선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im Cook’s Bad Day on China’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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