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료 인상 막더니 한전채 발행도 방해하는 민주당의 무책임

입력 2022-12-09 17:57   수정 2022-12-1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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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로 늘려주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이 나라 정치인들이 국가적 위기 사안에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전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증액하려는 이유는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는 한전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한전의 경영난은 잘 아는 대로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때문에 전기료가 올라간다는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 5년 내내 전기료를 꽁꽁 묶어둔 후과다.

내년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현행 한전법상 회사채 발행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의 두 배인데, 올해 한전이 30조원 상당의 대규모 적자를 내면 내년 자본금과 적립금 합산액은 15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은 내년에도 13조~17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사채 발행한도를 늘려놓지 않으면 발전비 부족으로 전력시장 마비라는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여야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한전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늘려주는 개정안을 만들어 상임위까지 통과했으나, 정작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의 반대로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무더기 기권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정권을 잡았을 때 한사코 전기요금 현실화를 회피하더니 정권을 빼앗기고 난 뒤에도 상대에게 인상 부담을 마구잡이로 떠밀겠다는 심보가 아닐 수 없다. 안일한 태도로 임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고작 표결에 참여한 의견은 58명에 불과했다. 여당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민주당만 탓하기가 민망한 상황이다. 당면한 한전 사태를 해결하려면 채권 발행 확대의 길을 터주고 전기료도 올려야 한다.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을 놓고 우리 국회만 답답한 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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