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초고가 아파트의 대명사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금리 인상 파고가 높아지면서 3.3㎡당 1억원이 넘는 ‘똘똘한 한 채’도 일반 매매시장에서 외면받은 영향이다.
11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경매가 진행된다. 이 단지 물건은 입주일인 2016년 8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경매시장에 나왔다.
감정가는 42억원으로, 인근 중개업소에 나온 매도 호가(38억~43억원)보다 높은 편이다. 집주인이 근저당권으로 잡힌 25억원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해 경매가 진행된다. 아파트값에 비해선 근저당권 비중이 작은 편이어서 일반 매매시장에서 매수자가 나타나면 경매가 취하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임차인 전세보증금이 10억원 이상이면 경매가 그대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초로 3.3㎡당 1억원을 넘긴 이 단지는 ‘똘똘한 한 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전용 84㎡ 신고가는 46억6000만원(지난 1월)에 이른다. 서울 대부분 지역의 집값 약세가 시작된 올 들어서도 신고가 행진(전용 129㎡ 68억원·지난 5월)을 벌였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거래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똘똘한 한 채’조차 일반 매매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 15일엔 강남구 삼성동 ‘청담자이’ 전용 50㎡의 2차 매각일이 잡혀 있다. 지난달 한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는 감정가(21억원)보다 20% 낮은 16억8000만원이다. 같은 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경매도 있다. 감정가(27억9000만원) 대비 낮은 22억3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입지, 가격 등에서 국내 최고 단지가 경매로 나왔지만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서기엔 대내외 환경이 불안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는 최소 7개월 이후 나온다”며 “내년 초부터는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차주들의 경매 물건이 쏟아질 것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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