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연방 검찰청은 이른바 ‘카타르 EU 로비 스캔들’에 연루된 4명을 기소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소 대상자 중에는 에바 카일리 유럽의회 부의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일리는 그리스 TV 앵커 출신으로 2014년부터 유럽의회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이외 이탈리아의 피에르-안토니오 판체리 전 유럽의회 의원, 루카 비센티니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 등이 카일리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연방 검찰청은 “유럽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제공된 거액의 돈 또는 선물을 받은 혐의”라고 설명했다.
벨기에 연방 검찰청은 뇌물 제공자가 누구인지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유럽에서는 카타르 관료들의 소행으로 보는 분위기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지난 9일 수도 브뤼셀의 최소 16곳을 압수수색해 현금 60만유로(약 8억2600만원)를 발견했다. 당시 벨기에 수사당국은 6명을 체포해 2명은 석방하고 나머지 4명을 이번에 기소했다. 범죄 단체 가담과 돈세탁, 부패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이어 10일에도 또 다른 유럽의회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카타르는 최근 수년 동안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2022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노동 문제를 시정하라는 국제적인 압박을 받아 왔다. 이 와중에 카일리는 카타르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현재 카일리의 부의장 권한 및 유럽의회 사회당그룹 당원 자격은 정지된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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