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는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튿날(14일)에 빅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어진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끝내는 결정이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후 최고치인 연 4.25~4.5%로 뛰어오른다.
앞서 13일 발표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변수다. 시장에선 지난달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하며 전달(7.7%)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면 내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5일 유로존을 관할하는 ECB는 Fed와 마찬가지로 빅스텝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1월 CPI 상승률(10%)이 전달(10.6%)보다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내려간 만큼 금리 인상폭을 조절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두 자릿수대에 머무르고 있어 3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ECB와 같은 날 BOE도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인상폭(0.75%포인트)보다 줄어드는 것이다. 이외 15일엔 스위스(0.5%포인트), 노르웨이(0.25%포인트), 멕시코(0.5%포인트) 등의 금리 인상이 예정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물가 억제 수준에 따라 긴축 경로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자료를 인용, “내년에는 Fed가 연말까지 금리를 0.6%포인트 추가로 높이는 데 비해 ECB와 BOE는 각각 1.25%포인트, 1.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럽 지역 인플레이션이 미국보다 심각한 만큼 ECB 등이 내년에도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유럽의 긴축 행보는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독일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는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현재 1.05달러 수준에서 내년 말 1.15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요르크 크레이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은 금리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ECB가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없다”며 “반면 미국은 금리가 상당히 높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