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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식 지원 대책은 헝가리 정부가 지난 2019년 발표한 대대적인 출산 장려책을 말한다. 헝가리 정부는 오는 2030년 출산율을 2.1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게 최대 1000만 포린트(4000만원)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우선 미래에 아이를 낳기로 약속하면 대출을 해준다. 40세 미만 초혼 여성이 결혼할 경우엔 이 금액을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이자가 있는 경우, 5년 이내 1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하면 대출이자를 면제하고, 2명 출산 시 대출액의 3분의 1을, 3명 이상 출산 시 전액을 탕감해준다. 자녀 출산 계획이 있는 가구에게 400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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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이상의 자녀를 낳은 여성은 평생 소득세가 면제되고, 3명의 자녀가 있는 가정이 7인승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250만 포린트(한화 1,000만원)이 지급된다. 주거비도 보조한다. 국영 시험관 시술기관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출산 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도 있다. 보육시설 2만1000곳 확대, 건강보험 시스템에 25억달러 투자 등이다.
EU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인구감소를 해결하려는 것과 달리 헝가리는 전통적 개념의 가족을 꾸리고 자녀를 갖도록 설득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국내에 사는 인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헝가리 혈통의 아이들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헝가리는 다민족 국가가 아니며 가족이 국가를 완성하는 가장 작지만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같은 정책을 편 이후 헝가리의 혼인 건수는 크게 늘었다. 헝가리 통계청은 2019년 9월 기준 혼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이혼율은 2010년 67%에서 2018년 33%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족 인센티브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위해 혼인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아직 통계적으로 출산율까지 높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현금지원으로 출산율을 높인다는 발상이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과 사회 전체의 단합과 단계별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가 2007년 시행한 출산 수당 지원정책이 단기간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지만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출산율이 곧 제자리로 돌아간 사례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한국이 헝가리 모델의 도입까지 검토하는 것은 그만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헝가리보다 훨씬 낮은 0.79명(3분기 기준)에 그친다. 나 부위원장은 "아이를 낳으면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안정된다는 인식을 확실히 느끼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며 "민감한 이슈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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