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흥민이, 여전히 월클 아닙니다" 父 단호한 까닭은

입력 2022-12-15 07:45   수정 2022-12-15 13:43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의 부친 손훙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들에 대해 "여전히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유는 대체 뭘까.

손 감독은 지난 1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해 '아직도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가 아닌가'라고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축구 팬들 사이의 이른바 '월클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던 손 감독은 "제 자식이라 보수적으로 보는 것도 있겠지만, 흥민이의 축구가 늘 10%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 감독은 "흥민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 됐을 때 흥민이에게 얘기했다. 사람들은 '전성기'를 좋아하지만, 나는 내려가라는 신호라고 생각한다"며 "단, 아름답게 점진적으로 내려가야 한다.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면 팬들이 허무하실 수 있지 않냐"고 했다.


손 감독은 손흥민이 지난달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안와골절을 당해 '마스크 투혼'을 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손 감독은 "(손흥민이) 쓰러진 뒤 얼굴을 보니 함몰됐더라. '골절이구나' 하는 동시에 ‘아, 월드컵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흥민이도 같은 생각을 했다더라. 수술 날짜를 최대한 당겨달라고 했다. 자는 시간만 빼놓고 계속 얼음을 대고 있었다"고 했다.

손 감독은 손흥민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에서 부진했던 것을 두고 "8경기가 아니라 16경기에서 골이 안 나오면 어떻냐"며 "흥민이에게 '경기 결과와 내용을 떠나 행복해서 축구를 한 만큼, 행복하게 경기하고 와'라고 말한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며 행복을 느끼고 집에 돌아오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손감독은 '아이가 태어나면 축구선수를 시킬 계획이었냐'는 질문에 "애가 하겠다고 하면 하고, 안 하겠다면 시킬 수 없다"면서 "자유라는 연료가 타야 창의력이 나오지 않겠냐"는 명언을 남겼다. 또 손흥민이 과거 유럽 프로 리그에 진출했을 때 대해 "춥고 배고팠던 생각밖에 안 든다"며 "남의 차를 얻어 타고 다녔고, 저는 추운 날 6시간 정도 밖에서 대기했다. 지금도 축구하고 흥민이만 본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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