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암 진단으로 청소년 극단선택 위험 높아" 연구결과

입력 2022-12-15 14:34   수정 2022-12-15 14:35


부모의 암 진단이 청소년 자녀의 극단적 선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만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 공동연구팀은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12~19세 청소년 266명과 그렇지 않은 또래 청소년 316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부모의 암 진단과 극단적 선택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을 암 진단 5년 미만과 5년 이상 그룹으로 나눠 건강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결과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지 5년 미만인 청소년 그룹에서는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비율이 대조군 또래에 견줘 최대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지 5년 이상이 지난 청소년 그룹에서는 이런 비율이 대조군 또래와 비슷했다.

연구팀은 부모가 암에 걸리면 건강 악화와 의료비 부담 등으로 자녀 양육이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자녀의 삶의 질도 나빠지면서 극단적 선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여성 암 환자의 26%, 남성 암 환자의 10%가 자녀 양육기인 30~49세에 암을 진단받는다.

김계형 교수는 "암 환자가 암 진단 직후 신체적·정신적으로 가장 불안정하고, 5년 정도 지나면 안정을 되찾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연구는 자녀 건강이 부모의 건강 상태와 관련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들의 적응과 회복을 도우려면 암 진단 후 1년 이내에 정신건강 검진을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극단적 선택 위험을 높이는 흡연과 음주를 예방할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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