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스 모긴 캐나다 BIG 대표 "바이낸스도 이제 자금세탁 방지에 협조적"

입력 2022-12-18 17:53   수정 2022-12-19 10:21

“그동안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 방지에 미온적이었던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들도 이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추적 서비스인 클루(QLUE)를 운영 중인 캐나다 블록체인인텔리전스그룹(BIG)의 랜스 모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BIG는 2015년 설립돼 이듬해인 2016년 QLUE를 출시하면서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왔다. 업계 1위인 체이널리시스에 이어 2위권에 올라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각국 수사기관과 암호화폐거래소 등이 주요 고객이다. 모긴 CEO는 고려대 사이버정보보안학과에 QLUE를 무상 제공하는 업무협약(MOU) 체결차 한국을 찾았다.

그는 “클루는 암호화폐 거래를 추적해 상대방이 누구인지 밝혀낼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다만 거래소 지갑은 거래소의 협조가 있어야만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직전까지 지갑이 추적되기 때문에 어느 거래소에 전송됐는지는 알 수 있다”며 “수사당국이 소환장을 발부하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고 했다.

다만 바이낸스처럼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둔 거래소들은 이 같은 의무가 없어 자금세탁 방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바이낸스는 조세피난처 20곳에 걸쳐 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바이낸스를 자금세탁 등 혐의로 기소를 검토 중인 이유다.

모긴 CEO는 “6개월 전만 해도 협력하지 않았던 바이낸스가 각국 정부의 강한 압박을 받고 태세를 전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종류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도 범죄자금 세탁을 추적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가장 많은 암호화폐가 발행되는 루트가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ERC-20)’다. ERC-20을 통해 발행된 암호화폐는 지난달 45만 개에서 이달 들어 50만 개로 급증했다. 모긴 CEO는 “특히 한국산 코인(K코인)은 해외에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자금세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마약 유통 등 범죄에서 USDT,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긴 CEO는 “마약 공급 유통 선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오프라인 자료와 결합하면 충분히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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