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거래 시장이 꺾였다. 아파트값 변동률과 거래량이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대출이자 부담으로 관망세가 짙어져서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월 아파트값은 전국 2.02%, 수도권 2.49%, 지방이 1.57% 내렸다. 모두 월간 기준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 2월부터 전국과 수도권 아파트 월 가격 변동률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시도별로 전북·제주·강원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도 지역보다는 시 지역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세종이 12%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울산, 경기, 대전, 인천, 대구도 5% 이상 내렸고 서울도 4.9% 하락했다.
올해 아파트 전셋값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올해 11월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2.36%), 수도권(-3.21%), 지방(-1.57%) 등을 기록했다. 매매 가격과 마찬가지로 월간 변동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인상으로 세입자의 전세 대출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시도별로는 전셋값 역시 도시지역의 하락 폭이 큰 모습이다. 매매가격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세종이 15.5%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구와 인천은 10% 이상, 서울과 경기, 대전은 5% 이상 전셋값이 내렸다.
'거래 절벽' 심화로 아파트 매매 건수도 적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26만2000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그중 수도권이 7만6000건, 지방이 18만6000건으로 수도권의 거래량은 올해 말까지 10만건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작년 대비 줄었으나 매매량에 비해 감소 폭이 은 모습이다. 전국 54만6000건으로 작년 59만2000건에 비해 4만6000건 정도 줄었다. 수도권은 33만3000건, 지방은 21만3000건을 기록했다.
한편 내년에는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총 30만2075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올해 25만6595가구보다 18%가량 많다. 수도권이 15만5470가구로 9% 증가하고 지방은 29% 늘어 14만660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은 강남구, 은평구, 서초구 순으로 대부분 재건축, 재개발사업이 완료된 사업장 위주로 입주 물량이 몰려있다. 경기는 양주, 화성 평택 등 택지지구 입주 물량 공급으로 도시별 입주 물량 중 새 아파트가 가장 많이 입주한다. 인천은 검단신도시, 송도국제도시 등 총 4만1917가구가 입주한다.
특히 지방 입주 물량 증가 폭이 올해 입주 물량이 많았던 지역 위주로 더 많아질 전망이다. 대구가 3만4638가구, 충남이 2만1405가구, 부산이 2만155가구가 예정돼있다.
거래 절벽 상황은 올해에 비해 다소 나아지나 내년에도 거래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내년에도 아파트 거래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침체기가 이전에 비해 깊고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 재무 부담이 커지는 무리한 투자보다 안정적 투자나 채무 구조 조정을 먼저 고민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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