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은 교육부가 등록금 규제 완화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나 학부모·학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지금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라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간접 규제를 하고 있어 대학들은 14년째 등록금을 동결해오고 있다.
지난 16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규제개혁안에도 등록금 관련 내용은 제외됐다. 대학가에선 규제 완화를 반기면서도 ‘핵심인 등록금 문제가 빠졌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 차관은 “등록금 문제는 대학생과 학부모의 여론, 정부 내의 공감대, 국회와의 의견 수렴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가 장학금이 걸려있기 때문에 재정당국과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차관은 지난 6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총장세미나에 참석해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까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원칙적으로 등록금 규제를 푸는 것이 대학 경쟁력에도 좋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여론이 악화되자 교육부는 ‘등록금 동결’로 입장을 바꿨다.
신문규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내년부터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대학의 인건비·경상비 등으로 쓸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며 이는 사실상 등록금 인상 효과와 같다”고 덧붙였다.
장 차관은 또 시·도교육감이 지역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특수목적고 신설을 추진하는 경우 이에 동의하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장 차관은 “지역사회에서 고등학교를 설립할 준비가 돼 있거나 운영 의지가 있다면 동의할 것”이라며 “학생들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학교 모델이 나오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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