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 푼 안쓰고 모아도 서울 내집마련 14년 걸린다

입력 2022-12-21 17:18   수정 2022-12-22 00:53

지난해 주택가격 기준으로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평균적으로 14년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의 12.5년보다 늘어난 역대 최장 기간이다.

21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중앙값 기준 14.1이었다. 2006년 조사 후 PIR이 14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2020년 서울의 PIR은 12.5였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당 연소득으로 나눈 배수로 주택 구매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이 10.8로 서울의 뒤를 이었다. 경기(9.9), 대전(7.7), 대구(7.5), 부산(7.1), 인천(7.1)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주택 보유율은 2020년과 동일한 수준인 60.6%를 기록했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늘었으나 지방 자가 보유율이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집값 상승세에 ‘영끌’ 매수 등의 영향으로 자가 보유율이 2020년 53.0%에서 지난해 54.7%로 올랐다. 2008년(56.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반면 광역시는 같은 기간 62.2%에서 62.0%로, 도지역은 71.4%에서 69.0%로 줄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지방보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더 뚜렷해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 주택으로 갈아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을 보유하겠다는 열망은 더 커졌다. 응답자의 88.9%는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0년 87.7%보다 증가한 수치다. 집값의 급격한 상승세가 주택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로, 하락세로 전환한 올해 PIR은 전년보다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 11월까지 아파트값 누적 하락률은 2003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들어 하락한 집값이 반영되지 않은 지표”라며 “올해 연소득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집값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 내년에 집계될 2022년 PIR은 소폭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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