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22일 '깜짝 방미'…바이든과 정상회담

입력 2022-12-21 18:00   수정 2022-12-22 01:32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미국 워싱턴DC를 ‘깜짝’ 방문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뒤 의회 연설에 나선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외국 방문이다.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포함한 추가적인 군사 지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21일 미국을 방문한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방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약속을 강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일정은 방미 불과 3일 전인 18일에야 확정됐다. 전쟁 중인 국가의 정상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간 정상 간 만남은 화상통화나 다른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21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00일이 지난 날이기도 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뒤 미국 의회에서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450억달러(약 57조8400억원) 규모를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된 예산안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예산안은 이미 양당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내년 1월 하원의장직 선출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식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는 젤렌스키의 방미에 맞춰 선물 보따리도 풀었다. 백악관은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20억달러의 안보 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며 “(패키지에 포함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은 러시아의 야만적인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 국민과 주요 인프라를 방어하는 주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계은행도 우크라이나의 구호·복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6억1000만달러(약 7800억원) 규모의 추가 금융 지원안을 승인했다.

러시아는 핵전력 강화로 응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1일 국방부 회의에서 “핵전력의 전투 태세를 계속 향상시킬 것”이라며 러시아가 개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가 조만간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르마트는 최대 사거리가 1만8000㎞로 다탄두를 탑재해 미사일방어(MD) 체제로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푸틴 대통령은 최신 무기인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도 이르면 내년 1월 러 해군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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