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 찾은 유가, 내년 반등 요소 '가득' 전망 나왔다

입력 2022-12-22 14:47   수정 2023-01-18 00:05


안정세를 찾은 국제 유가가 내년 2분기께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흥국 시장의 소비가 살아나는 가운데 러시아의 감산 조치가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2분기 내에 또 다른 석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가가 떨어졌지만 이 가격대가 오래 가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유럽의 유가 기준으로 쓰이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내년 2월물 기준)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 21일 82.20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은 전쟁 장기화 우려로 지난 6월 120달러를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8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지난 1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영국·유럽연합(EU)의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을 최근 유가 하락세의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세에 휘말린 중국의 소매 둔화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유럽의 불매 운동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동맹국들이 지난 10월 감산을 결정했지만 이미 이들의 생산량은 할당량을 밑돌고 있었다”며 산유국의 가격 통제 시도가 먹혀들지 않았음을 우회 지적했다.

내년 원유 시장을 두고선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유럽 산업계가 경유 사용을 늘리고 있다”며 “인도와 중동의 소비 회복세도 예상보다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 3분기 GDP 증가율은 각각 6.3%, 8.8%를 기록했다. 최근 봉쇄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도 유가에 상승 압박을 주고 있다.

러시아의 감산도 불안 요소다.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 등은 지난 5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와 보험·운송 금지 조치를 도입했다.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16일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출량은 일일 160만배럴로 전주 대비 54% 급감했다. 이미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브렌트유보다 37%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러시아가 생산을 늘릴 유인이 뚜렷하지 않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인 석유 공급 부족은 여전히 높은 상태인 유가를 더 끌어올려 주가가 5년 내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국제 증시를 잠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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