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혁신 가져온 규제 샌드박스

자동차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친환경 이산화탄소 세탁기, 공유주거 하우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빛을 보게 된 제품과 서비스가 늘고 있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5월부터 현재까지 총 170건의 샌드박스 과제를 통과시켰다. 대한상의는 최근 3년간 이뤄진 규제 샌드박스 사례를 종합 분석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우수 규제 샌드박스로는 △자동차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서비스(현대자동차) △친환경 이산화탄소 세탁기(LG전자) △공유주거 하우스(MGRV) 등이 꼽혔다. 자동차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서비스는 ‘민간 샌드박스 1호 과제’ 중 하나다. 정비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무선통신을 이용해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동안 이 서비스는 테슬라, BMW 등 해외 자동차 업체에서만 제공했다. 국내에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자동차 정비업으로 분류돼 정비소에서만 진행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2020년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를 부여받았다. 소유자 동의를 거쳐 무선통신 기능이 적용된 차량에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침실과 공부방을 겸한 개인 방을 갖고, 주방과 화장실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형태의 ‘공유주거 하우스’도 지난해 5월 스타트업 MGRV가 임시허가를 받으면서 사업화됐다. 조강태 MGRV 대표는 “국내법상 공유주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겪던 어려움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만든 상업용 이산화탄소 세탁기도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사례다. 물과 기름을 활용해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기존 상업용 세탁기와 달리 이산화탄소를 냉각·압축해 세탁한다. 종전엔 이산화탄소 압축 등이 고압가스법상 ‘고압가스 제조행위’에 해당해 사업화가 불가능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