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장비 수입 급감…미국 제재 효과

입력 2022-12-23 12:26   수정 2022-12-2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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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의 11월 반도체 생산장비 수입이 급감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13억705만달러(약 1조6700억원)어치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했다. 이는 작년 11월보다 36.5% 줄어든 것으로, 2020년 5월 9억7325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런 감소세는 미국이 지난 10월 미국 기술이 중국 군사력에 활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의 시스템반도체, 18㎚ 이상급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때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특정 사양 이상의 반도체 수출도 제한했다.

미국은 또 주요 장비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규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으며, 두 나라는 미국의 통제에 일정 수준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11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3억4900만달러에 그쳤다. 일본 장비가 40% 감소한 6억8700만달러, 한국 장비는 50% 줄어든 2억2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규제가 중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약화하기도 하지만 미국 기업의 매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규제가 나오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장 설립을 주도하면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이 3사는 지난해 중국에 145억달러 규모의 장비를 수출했다.

램리서치는 규제 발표 직후 내년 매출이 20억∼25억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2023회계연도에 매출 25억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KLA는 12월로 끝나는 현 분기에만 매출이 1억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스마트폰과 PC 산업이 내수 부진과 선진국 주문 감소로 침체하면서 중국의 11월 반도체 수입도 작년 11월 대비 27.2% 줄어든 300억달러에 그쳤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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