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2일 고려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해 “새우 두 마리가 모여도 새우 두 마리다. 절대 고래가 되지 않는다”고 촌평했다. 표심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으로 몰릴 것이란 분석에 대해서는 “당원들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를 향한 2030세대의 지지세를 감안할 때 이 같은 행보가 전당대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8월 기준 30대 이하 국민의힘 당원 비중은 약 18%에 이른다.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젊은 세대의 표심이 유승민 전 의원 등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자신과 가까운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것이라고 본다”고 한 만큼 물밑 지원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대에서 친이준석계 인사를 최고위원에 출마시키는 전략을 통해 유 전 의원의 당선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징계 당시 이뤄진 당헌 개정으로 국민의힘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동의하면 당대표를 몰아낼 수 있게 됐다. 당내 지지 세력이 부족한 유 전 의원으로서는 최소 두 명 이상의 선출직 최고위원을 ‘내 편’으로 확보해야 마음 놓고 대표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친이준석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는 김웅·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집필한 책의 출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면 이 전 대표가 책을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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