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15대 김대중 대통령~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2년차엔 정책 수혜주 수익률이 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 2년차인 1999년엔 정부의 적극적 후원을 받았던 정보기술(IT) 업종 주가가 고공비행했다. 그해 11월 상장한 포털업체 다음의 주가는 한 달 만에 30배가량 뛰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2년차엔 녹색성장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하이브리드카,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성장 테마주의 높은 수익률에 힘입어 2009년 코스피지수는 1124.47에서 1682.77로 수직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2년차엔 화장품 및 제약주가, 문재인 정부 2년차엔 2차전지 및 플랫폼 관련주가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통상 정부의 산업 정책은 집권 2년차에 구체화하며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 대통령 단임제를 운영하는 한국은 집권 1년차엔 행정부 구성, 2년차엔 성장산업 정책 발표 모멘텀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도 투자자들은 정책 테마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수혜주는 ‘신성장 4.0 전략’에 언급된 업종 중에서 꼽을 만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신성장 4.0 전략을 발표하며 3대 분야 15대 프로젝트를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이 중 방산, 원전 등 해외 수주 관련주가 정책 모멘텀을 누릴 수 있는 대표 분야로 꼽힌다.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는 수주 기대에 힘입어 최근 2개월간 주가가 각각 10.98%, 15.08% 올랐다. 원전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같은 기간 15.83% 뛰었다.
콘텐츠주도 정책 수혜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콘텐츠 산업 관련 과제로 △내년까지 메타버스·확장현실 연구개발(R&D) 목표 달성 △2025년까지 특수영상 클러스터 구축 등을 제시했다. 콘텐츠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최근 2개월간 각각 35.59%, 26.72% 올랐다.
스마트그리드도 윤석열 정부가 관심을 두는 분야다. 스마트그리드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이용 효율을 높인 지능형 전력망이다. 정부는 전력망 운영 효율성 등을 위해 내년에만 814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와 일진전기 주가는 2개월간 각각 20.34%, 24.43% 상승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이미 수혜 기대가 많이 반영된 모빌리티, 2차전지 업종과 아직 발전 단계가 미약한 우주탐사 등의 분야를 제외하면 스마트그리드, 콘텐츠, 해외 수주 관련주가 정책 수혜주로 떠오를 만하다”며 “정부의 관련 목표 달성 시기도 3년 이내로 설정돼 있어 수혜 가시성이 높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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