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6일 17: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회사채 시장에서 2500억원을 조달한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목표 물량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열린 25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60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롯데건설은 이번 발행을 위해 1년 만기 단기물로 회사채를 구성하고 계열사의 신용보강을 받는 등 투자수요 확보에 적극 나섰다.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통해 A+급인 신용도를 AA+급으로 끌어올렸다. KB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 8곳이 참여하는 등 주관사도 대규모로 꾸렸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채 인기가 떨어진 게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열린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도 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지만 3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사 신용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A+급인 신용도가 A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롯데건설이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약 3조4000억원의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오는 등 재무 부담이 커진 게 반영됐다.
수요예측 부진에도 채안펀드와 산은의 지원으로 목표 물량인 2500억원을 최종 조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채안펀드는 이번 롯데건설 회사채에 1200억원어치 매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건설 회사채(A-급)는 채안펀드 매입 대상(회사채 기준 AA-급 이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도를 끌어올리면서 채안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산은은 회사채 인수단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팔리지 않은 900억원을 산은이 사들일 예정이다. 이번 회사채는 다음 달 2일 발행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관계자는 “채안펀드와 산은 지원 등을 통해 증권사가 총액 인수하는 미매각 물량은 없을 것”이라며 “건설채 위기 속에서 '안전장치'를 통해 목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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