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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앞세워 대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만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성향만 보고 세대 자체의 성격으로 규정하는 이런 진단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열정과 도전정신을 앞세워 해외 취업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MZ세대야말로 이런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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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입국 제한에도 2020년부터 올해 말까지 2600명 이상의 MZ세대가 KOTRA를 통한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해외 취업자 수는 역대 최고치인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KOTRA 관계자는 “노동인구 감소 등으로 현지 외국 기업 및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며 “청년들의 해외 취업 지원 신청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일본학을 전공한 뒤 도쿄로 건너간 김미지 씨(28)는 현지 정보기술(IT)업체에 다니고 있다. 그는 “일본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과 교환학생을 통해 현지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며 “IT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험을 쌓은 뒤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디지털 전환(DX)이 한창이어서 IT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영국 런던에 있는 의료기기 스타트업에 취직한 김보경 씨(33)는 ‘늦깎이 취준생’이다.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지사에서 일하다가 런던으로 건너간 김씨는 어릴 때부터 영국에서의 직장생활을 꿈꿨다고 했다. 국내 외국계 회사에서 4년간 근무했지만 현지 취업은 쉽지 않았다. 200개 업체에 지원했고, 10번째 면접에서야 합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한국인 선배들로부터 취직 정보 등을 얻으면 면접이 훨씬 쉬워진다”며 “현지 네트워크 확보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취업에 성공한 MZ세대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열정과 끈기다. 김미지 씨는 “뛰어난 스펙이 없기 때문에 열정과 끈기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었다”고 했다. 싱가포르 국제학교 교직원으로 취업한 박유진 씨는 “한국에서 취직이 안 되기 때문에 현실 도피식으로 해외 취업을 준비한다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서 준비할 때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하고 고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펙 위주의 채용이 덜하다는 것뿐이지 잠재 능력이나 소양을 보는 건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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