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급 백화점이 명품 슈즈에 꽂힌 까닭은 [배정철의 패션톡]

입력 2022-12-27 09:26   수정 2022-12-27 16:34



최근 새로 단장한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는 디올 매장이 3곳으로 늘어났다. 기존에 있던 여성의류 및 핸드백 매장, 남성 매장에 이어 디올 슈즈 매장을 열면서다. 같은 층에 구찌와 루이비통 슈즈 매장도 열면서 명품관 2층은 명품 슈즈 존'으로 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강남권 백화점들은 루이비통과 샤넬, 구찌 등 매장을 최소 3~4개로 세분화해 확장하는 추세다.
남성·아동복에 이어 슈즈 매장까지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압구정갤러리아는 지난 16일 디올 슈즈 매장을 연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루이비통, 샤넬 슈즈 매장 오픈 공사를 진행중이다. 갤러리아는 지난 5개월 동안 명품관 웨스트 2층을 ‘명품 슈즈존’으로 새롭게 단장했다.백화점이 명품업계와 손을 잡고 ‘명품 슈즈 존’을 만드는 이유는 고가 신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과 디올, 구찌 등 명품 특유의 패턴이 들어간 신발을 신어 밋밋한 패션에 포인트를주는 방법이다.

프랑스·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는 과거에 단순히 구두만 출시했지만, 최근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해 자연스럽게 운동화까지 외연을 넓혀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디올 운동화는 한족에 15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지만, 한국에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슈즈 인기에 힘입어 디올코리아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6139억원으로 2020년(3285억원) 대비 86.8% 성장하기도 했다.

백화점에 명품 슈즈 존을 연 건 압구정갤러리아가 처음은 아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이미 구찌와 루이비통, 샤넬 등 8개 슈즈 매장이 들어서있다. 내년에는 디올 슈즈 매장을 열어 명품 브랜드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남성 명품관을 만들어 히트를 한 데 이어 올해에는 '슈즈 존'을 강화해 카테고리를 다양화하는 전략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를 여성 의류 및 핸드백, 남성의류, 화장품 등 최소 3개 매장 이상으로세분화해 매출을 높이는 게 백화점의 보편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명품 선호현상 강해져
소비자들이 명품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백화점의 명품 브랜드 모시기는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지난해부터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5층 '남성패션관'을 '남성해외패션관'으로 전면 개편해 톰포드 등 해외의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6층에는 고가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대거 들여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내년 상반기에 6층 럭셔리 맨즈관에 루이비통과 구찌, 디올 등 명품 브랜드의 남성 전용 매장 새롭게 열 계획이다.



백화점의 명품 쏠림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명품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계속 성장하는 데다 명품 브랜드만큼 면적 대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3사의 올해 명품 매출 증가율은 평균 22.7%로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백화점은 전국 백화점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만큼 전국 백화점에서도 명품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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