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안전장치는 운전자나 승객을 보호하고 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흔히 브레이크나 에어백 등을 먼저 떠올린다. 램프는 밤에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하는, 운전자를 위한 장치인 터라 안전장치로 인식되지 않는다. 하지만 빛을 이용해 다른 차량에 신호를 줘 자신의 운전 방향, 상태 등을 알려주고 보행자에게도 차량을 인지시키는 점을 고려하면 램프도 분명히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최근엔 소리로 운전자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는 기능도 적용됐다. 후진 시 장애물 접근, 주행 시 다른 차량 접근, 차로 이탈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소리로 위험 상황을 알린다. 램프는 소리 대신 빛을 통해 안전을 지키는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최근 신차엔 전면 주차된 차가 후진하면 도로에 차량의 동선을 그려주는 ‘가이드 표시’ 기능도 적용됐다. 보행자 등에게 이 차가 후진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기술이다.
도로에 차량 정보를 투사해 보행자뿐 아니라 운전자에게 고지해주는 램프 장치도 나왔다. 빔프로젝터처럼 도로에 차량의 운행 상태, 도로 주변 상태 등을 표시하는 것이다. 차로 이탈 경고를 울리며 도로에 차량 이동 경로를 표시하거나, 장애물 또는 공사 현장을 표시해 운전자가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보행자나 공사하는 사람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보행자가 길을 건널 때 차량이 도로에 횡단보도 표시를 쏴 주는 신기술도 나왔다.
최근 연구되는 램프 중에선 빛 색깔을 변화해 위험을 감지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사람은 소리보다 빛에 더 빨리 반응한다. 소리로 위험 신호를 알리면 방향과 위치 등을 바로 인식하기 어렵다. 초보나 고령 운전자 또는 청각 장애인은 즉각 대응하기 더 쉽지 않다.
좁은 길을 운전할 때 집중하다 보면 주변 소리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 드라이브스루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이 늘어나고 있는데, 차량이 연석이나 기둥에 충돌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이유다. 램프가 장애물과 가까워질 때 위험한 방향의 램프 색깔이 노랑, 주황, 빨강으로 변하는 기술이 도입되면 위험성을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면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는 램프의 역할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서 램프는 정보 전달의 매개체로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린다. 보행자에게 차량 상태를 알리기 위해 운전자가 수신호를 보내거나, 경음기를 울리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도로에 신호를 표시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현대모비스는 후면 램프에 글자나 그림 등이 표시되는 디지털 이미지 램프를 구현하도록 연구 중이다. 무인항공기(UAV),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행 모빌리티 시대에는 램프의 역할이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운전자, 타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유지할 것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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