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초생활보장제도 기본재산공제액을 기존 최대 6900만원 최대 9900만원으로 상향 개편한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부동산 등 주거재산의 가격 상승 탓에 기초생활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이번 재산 기준 개선으로 약 4만8000가구가 새로 기초생계·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개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기준'을 29일 발표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기초수급 가구의 '소득 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4인가구 기준 월540만원)의 일정 비율 이하인 경우 수급자로 선정한다. 2023년 기준으로 생계급여는 중위소득의 30%(162만 원), 의료급여 40%(216만 원), 주거급여 47%(254만 원), 교육급여 50%(270만원) 이하일 경우 이에 해당한다.
‘기본재산공제액’은 기본적인 생활과 주거환경 유지에 필요하다고 인정돼 '소득 인정액' 산정 시 재산가액에서 제외하는 금액이다. 소득 인정액은 소득 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재산에서 '기본 재산 공제액'과 부채를 뺀 금액에 소득환산율을 곱해 계산한다.
따라서 기본 재산 공제액 상향되면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적어지므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번 개편으로 현재 최소 2900만원~6900만원까지 적용되는 기본재산공제액이 5300만~9900만원까지 상향한다. 또 급여별 공제액도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에 동일한 금액 적용한다. 지금까지는 의료급여의 경우 별도의 공제액을 적용해 왔다.
지역 구분도 내년부터 기존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 3종 구분에서 서울, 경기, 광역·세종·창원, 그 외 지역 4종으로 변경한다.
개편안에 따르면 서울 거주자의 생계 급여는 6900만원이었지만, 앞으로는 9900만원까지 상승한다.
이에 따라 소득 없이 1억 7000만원 상당의 주거용 재산만을 보유한 대도시 2인 가구를 예로 들 경우, 현행 기준으로는 주거용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262만원으로 산정돼 생계급여 기준(104만원)을 웃돌아 기초 수급자에서 탈락하게 된다. 반면 개선 이후에는 주거용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74만원으로 산정돼 생계급여 책정이 가능해지고 월 30만원 상당의 생계급여 수령이 가능해진다.
이번 재산 기준 개선으로 약 4만8000가구가 새로 기초생계·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기존 수급자도 급여액 일부가 증가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복지부 측의 설명이다.
이번 개선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은 193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민영신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장은 “실질적인 소득이 없는 가구가 주거재산가액의 상승만으로 수급에서 탈락하는 현상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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