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태국인 남편이 아내를 새벽 도로변에 남겨두고 차를 운전, 무려 160㎞를 이동한 사연이 전파를 탔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도로에 아내를 두고 떠나버린 태국인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아내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20㎞ 가까이 되는 도로를 홀로 걸었다.
분톰 카이문(55)과 그의 아내 암누아이 카이문(49)은 암누아이의 고향 마하사라캄에서 새해를 보내기 위해 새벽 일찍 집을 나섰다.
운전을 하던 중 남편 분톰은 소변이 마려워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인근 풀숲에서 급한 일을 처리했다. 암누아이는 남편에게 주유소로 가라고 했지만 남편은 듣지 않았고, 자신도 근처 풀숲으로 볼일을 본 것.
먼저 돌아온 남편은 아내의 인기척이 없었지만 아내가 뒷좌석으로 옮겨 탔다고 추측하며 그대로 차를 몰고 떠났다.
홀로 남겨진 암누아이는 어두운 새벽 도로를 하염없이 걸었다. 약 20㎞ 거리를 걸은 끝에 오전 5시쯤 암누아이는 카빈부리 시 경찰서에 도착해 도움을 청했다.
암누아이의 상황을 들은 경찰은 차에 남겨진 암누아이의 휴대전화로 20번 이상 전화를 걸었지만 분톰은 받지 않았다. 암누아이는 남편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해 그의 번호로 전화할 수 없었다. 이에 경찰은 그의 가족에게까지 연락을 시도했다. 사연을 들은 지역 기자들도 경찰서로 와서 연락을 도왔다.
3시간에 걸쳐 연락을 시도한 끝에 오전 8시쯤 남편 분톰은 한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아내를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는 카빈부리 시에서 160㎞ 떨어진 코랏 시에 도착해 있었다. 분톰은 암누아이를 데리러 카빈부리로 돌아와야 했다.
그는 경찰에 아내가 뒷좌석에서 자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임누아이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부부 생활이 27년 차이며, 자신은 이번 일로 말문이 막혔지만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분톰은 인터뷰에서 아내에게 제대로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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