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짐싸는 은행원들…3000여명 희망퇴직

입력 2022-12-29 17:29   수정 2022-12-30 00:46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은행권에서 3000여 명이 희망퇴직으로 짐을 쌀 전망이다. 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앱 등 온라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늘어난 이익으로 예년보다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8일부터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을 공지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1967~1972년생으로 만 50세까지다. 희망퇴직자는 특별퇴직금으로 23~35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받는다. 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의 학자금 또는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지원금도 준다. 본인·배우자의 건강검진 지원, 퇴직 1년 이후 계약직 재고용 기회도 포함됐다.

우리은행도 지난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다음달 31일 퇴직자를 발표한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달 발표될 최종 퇴직자 규모는 500여 명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 중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매년 1, 7월 특별퇴직과 준정년 특별퇴직제도를 시행하는 하나은행도 조만간 내년 상반기 특별퇴직 대상과 조건을 결정한다.

올해 1월 국민은행에서 674명, 신한은행에서 250여 명, 하나은행에서 478명, 우리은행에서 415명이 희망퇴직했다. 농협은행 희망퇴직자까지 고려하면 올해 5대 은행 희망퇴직자는 2400여 명에 달한다. 수협은행 등 나머지 은행까지 포함하면 은행권 전체 희망퇴직자는 3000여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일부 은행에선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낮아지면서 퇴직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만 40세까지 낮췄고, 농협은행은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 중 만 40세 직원도 희망퇴직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 인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5대 은행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말 7만7968명에서 지난 6월 7만3296명으로 감소했다. 3년6개월 만에 약 6%(4672명)가 짐을 쌌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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