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전으로 돌아간 가스값…ETN·ETF 곤두박질

입력 2022-12-29 17:32   수정 2022-12-30 00:38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주춤했던 ‘탄소제로’ 정책이 다시 가속화할 것이란 기대에 탄소배출권 ETF는 상승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천연가스 ETN은 30% 넘게 하락했다.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은 32.92%, ‘KB 천연가스 선물 ETN’은 32.77% 빠졌다. 레버리지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와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등은 손실률이 60%가 넘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천연가스 ETF(UNG)’도 같은 기간 32.02% 하락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폭락했다. 한 달 전 140유로를 넘었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기준)은 현재 81유로로 떨어졌다. 유럽의 올겨울 가스 소비량은 온화한 날씨 때문에 평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재개 조짐도 가격 하락폭을 키웠다. 러시아는 지난 25일 유럽으로 향하는 야말 가스관을 재가동할 뜻을 내비쳤다. 러시아는 지난 5월 이 가스관 가동을 중단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상승세다. 한 달간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는 4.8%,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4.77% 올랐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자 배출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 부장은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각국이 탄소제로 정책에 다시 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의회는 지난 18일 탄소배출권을 통한 감축량 목표 상향, 배출권 무상 할당제 폐지, 배출권 적용 범위 확대 등에 합의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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