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코로나 또 퍼질라…日 이어 美, 음성확인서 요구

입력 2022-12-29 18:40   수정 2022-12-30 01:20

미국이 28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명절인 설(춘제)을 앞두고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일본과 대만, 인도, 이탈리아 등에 이어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했다. 영국도 중국에 대한 비슷한 조치를 검토 중이어서 ‘코로나19 신냉전’이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달 5일부터 중국과 마카오,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2세 이상 여행객은 비행기 탑승 2일 전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미국을 경유하는 중국 여행객에게도 모두 적용한다. 한국 인천국제공항과 캐나다 토론토·밴쿠버 공항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승객 중 비행 전 10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했다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내야 한다.

CDC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 정부가 적절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미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달 7일 유전자증폭(PCR) 전수검사를 중단한 데 이어 14일부터 무증상 감염자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5일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표를 중단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로는 이달 22일까지 중국 내 누적 확진자 수가 200만 명에도 못 미치지만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내부 회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에서 이달 들어 20일간 2억5000만 명이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영국 정부도 중국발 여행객에 대해 미국과 비슷한 방역 조치를 적용할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앞서 여러 국가가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일본과 대만, 이탈리아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역에서 같은 조치를 취하자고 EU 보건부에 제안했다. 인도는 중국과 홍콩에서 입국하는 사람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독일과 호주는 “당장 방역 대책을 변경할 계획은 없지만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주요국이 중국발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나선 것은 중국 여행객이 폭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음달 8일부터 외국발 입국자 시설 격리를 해제한다.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중국인들은 정부의 이런 방침이 확정되자 다음달 22일 설을 앞두고 여행 예약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의 설 연휴(내년 1월 21∼27일) 해외 호텔 예약량은 전년 동기 대비 6배가량 급증했다. 사흘간 쉬는 위안단(1월 1일) 연휴의 해외 호텔 예약량도 전년 대비 2.5배 늘었다. 해외 비자 관련 검색어도 평소보다 3배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공항에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2명 중 1명꼴로 양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사람 뇌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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