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30일 11: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새벽 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가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일찌감치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은 컬리와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오아시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9월 심사를 청구한 지 약 4개월만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업무 맡았다.
내년 초 주관사와 구체적인 상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연내 상장도 염두에 뒀지만, 상장 예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만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장 일정 및 기업가치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는 2011년 우리생협 출신 경영진이 설립한 곳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다 2018년부터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새벽 배송을 시작한 지 4년만인 올해 회원 수 130만명(9월 말 기준)을 확보했다.
2011년 설립 이후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국내 새벽 배송 업체 중 유일한 흑자 회사다. 2019년 10억원, 2020년 97억원, 2021년 57억원이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도 3분기까지 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이랜드리테일에서 3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기업가치를 1조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오아시는 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할 당시 1조3000~1조5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남아있다.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도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면서 내년 이커머스 국내 1호 상장 타이틀을 두고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오아시스를 비롯해 컬리와 SSG닷컴, 11번가 등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IPO를 추진했지만, SSG닷컴과 11번가 등은 내년 이후로 일정을 연기했다.
컬리는 지난 8월 상장 예심을 통과했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국내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자 4개월 넘게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컬리가 받은 상장 예비 심사 승인 효력은 내년 2월 말까지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도 공모 자금을 모을 예정이어서 ‘135일 룰’도 적용받는다. ‘135일 룰’이란 해외 투자 설명서에 포함되는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으로부터 135일 이내에 청약대금 납입 등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규정이다. 컬리는 올해 3분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공모에 나서는 만큼 내년 2월 중순까지 납입을 마무리해야한다.
이를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컬리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단가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될 경우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해 말 프리IPO 단계에서 앵커PE로부터 2500억원을 투자받을 당시 컬리의 기업가치는 4조원으로 평가됐다. 현재 컬리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1조1700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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