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학생들이 남한식 말투를 썼다가 탄광에 배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괴뢰식(남한식)' 말투를 쓰는 현상이 지속돼 북한 당국이 단속 강화에 나섰다.
함경북도 주민소식통은 최근 청진농업대 학생 4명이 퇴학 처분을 당한 뒤 탄광에 강제 배치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1명은 통화 도중 '자기야' 등 남한식 말투를 쓰다 적발됐다. 나머지 3명은 이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도당위원회에 제기된 뒤 중앙에 보고됐다. 이에 청진 시내 모든 대학생을 대상으로 남한 말투 사용 실태에 대한 검열이 진행 중이다.
소식통 관계자는 "중앙에서는 남한 말투를 쓰는 현상을 원수들의 부르주와 사상과 문화 침투에 동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이는 용서받지 못할 행위로 규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단속에 걸려도 반성문 작성 정도로만 끝났으나 현재 처벌 강도가 세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식통에서도 함경북도와 청진시 청년 동맹 간부들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학생들의 남한식 말투 사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어 외국 영상물과 출판물, 노래 등을 금지해 이를 어길 시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넷플릭스 인기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보다 적발된 북한 학생 7명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또 해당 드라마가 들어있는 USB 장치를 중국에서 들여와 판매하다 적발된 주민은 총살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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