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1%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Fed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0.5%로 예측하고 있다. 69개 IB 전망치의 중간값도 0.4%로 비슷하다. IHS마킷은 올 한 해 미국 경제가 0.2% 뒷걸음질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저하고’ 추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상반기에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가 하반기에 다소 회복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 2%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아 긴축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실적 악화로 인한 기업 부도나 금융위기 같은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해결되지 않아 에너지 수급 불안 역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B들은 대부분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10개 주요 IB 중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만 미국이 침체 없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Fed의 연착륙론과 비슷한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대다수 IB는 올해 기준금리 흐름을 Fed와 비슷하게 예측했다. 올해 3∼5월까지 Fed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최종 금리 수준은 연 5.0~5.5%로 예상했다. 5개 IB는 최종 금리 수준을 연 5.25%로 봤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월 연 4.75% 수준에서 금리 인상이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Fed가 연 4.75~5.0%에서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각은 크게 달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다고 못 박았지만 IB들은 올해 하반기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설 것으로 판단했다. 노무라증권은 3분기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봤으며, 5개 IB는 4분기에 정책 전환을 점쳤다.
IB들은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떨어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 것을 전제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이 이런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규 임차료가 떨어지더라도 기존 계약의 임차료가 떨어지지 않아 전체 주거비는 신규 임차료 하락 후 1년~1년6개월이 지난 뒤 CPI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 예상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주거비가 정점에 도달하고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
하지만 월가 예상대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떨어지더라도 Fed 목표치인 2% 수준으로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임금 상승으로 서비스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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