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 폭락으로 머스크가 1년여 만에 순자산 2000억달러(약 252조6000억원) 감소를 기록한 유일한 사람이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2021년 11월 4일 3400억달러(약 430조원)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년간 테슬라 주가가 65% 빠지자 그의 재산은 1370억달러로 급감했다. 최고점 대비 2000억달러가량 줄어든 것으로, 역사상 이 정도의 재산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머스크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2021년 1월 순자산 1885억달러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를 제치고 처음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이후 베이조스 CEO와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다 베이조스에 이어 두 번째로 2000억달러 부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같은 해 9월부터 줄곧 재산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블룸버그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돈 풀기 정책을 시행하자 자산 가격이 급등해 머스크의 재산 보유액도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자 금리에 민감한 테슬라 같은 기술주 주가가 급락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뒤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테슬라 주가 하락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다. 결국 머스크의 재산도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지난달 13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세계 재산 1위 자리도 내줬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너무 많이 팔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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