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8834만 대로 지난해 8432만 대보다 약 4.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의 효과다. 하지만 경기 둔화로 판매 수요가 제한돼 시장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도 “금리 상승으로 신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출고 대기(백오더) 물량이 수백만 대 쌓여있어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025년(9700만 대 예상)이 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대주는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서유럽 시장은 판매량이 전년보다 각각 11.0%, 12.0% 늘어나고, 중국(-3.1%)과 인도(-2.1%)에서는 시장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 올해는 이에 따른 기저 효과, 반도체 공급난 개선으로 판매량 증가가 기대된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구매세 인하로 수요가 선제적으로 증가했고, 소비심리 불안 등으로 판매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미·중 분쟁 본격화로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해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난 등으로 생산 차질을 겪어서다.
올해 한국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235만 대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수출 차질, 러시아 수출 중단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품성과 고환율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승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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