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세는 출판 계약 시 작가에게 미리 지급하는 인세를 뜻한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20년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일본에 수출되며 받은 약 2억원이다. 소설책 중에선 2018년 김언수 작가의 스릴러 <설계자들>이 약 1억원의 선인세로 미국에 팔렸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이번에 영국과 미국,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체코, 튀르키예, 크로아티아 등 10개국에 수출됐다. 기존 수출국을 포함하면 총 12개국으로, 누적 선인세는 6억원(약 50만달러)이 넘는다. 4권 분량 대하소설이 한 번에 서구권에 계약된 점도 이례적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기준으로 대하소설의 해외 출판은 <태백산맥>과 <토지> 이후 처음이다.
소설은 2002년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연재돼 인기를 끌었으며 이듬해 단행본으로도 출간돼 국내에서만 60만 부 넘게 팔렸다. 매끄러운 전개와 몰입감, 탄탄한 구성 등 문학성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수록돼 있다.
20년 전 나온 소설이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은 것은 민음사가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덕분이다. 2018년부터 4년을 공들여 네 권을 전부 영어로 번역했다. 작년 가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선보여 각국 출판사의 관심을 끌었다. 민음사 관계자는 “스페인 등 관심을 보이는 나라가 많아 이달까지 수출국이 15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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