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세상을 떠난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필립 펄스타인(1924~2022·사진)이 위대한 화가로 평가받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펄스타인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1940년대 후반 세계 미술계의 대세는 ‘추상표현주의’였다. 구상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펄스타인은 누드화 등 인물화를 고집했다. 펄스타인은 전통적인 누드화와 달리 구부러지거나 뒤틀린 인체를 그렸다. 지루해하는 모델의 표정까지 화폭에 담았다.
미술계도 펄스타인의 끈기 있는 도전에 “심미성과 예술성을 겸비했다”는 호평을 내놓기 시작했다. 저명한 미술평론가 로버트 휴즈는 “펄스타인은 사실주의 그림이 심오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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