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이 처음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 강경 대응했지만, 전장연은 오늘 3일도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장연은 3일 오전 10시 30분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시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전날 전장연은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이에 교통공사와 경찰은 "역 시설 등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 금지돼 있다"고 경고 방송하며 지하철 탑승을 막아섰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본격 저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전장연은 탑승을 시도했으나, 교통공사 측은 13시간 동안 13대를 무정차 통과시키면서까지 전장연의 탑승을 막았다. 경찰관 1명은 전동차로 돌진하는 전장연 활동가의 휠체어에 부딪혀 다리를 다쳤다. 전장연은 당초 1박 2일 밤샘 시위를 예고했으나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13시간 가까이 대치한 끝에 자진 해산했다.
서울경찰청은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 공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전장연 활동가 24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5명을 수사 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2년간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계획이다.
앞서 법원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전장연이 시위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공사가 내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도록 강제 조정했다. 또 전장연이 5분 넘게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전장연은 조정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지연시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거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