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17년부터 상장을 위해 준비해 왔으나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아지고, 국내 증시 상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했다.
한국조선해양은 3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PE(트리톤1호 유한회사)가 갖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를 4097억원에 되사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2017년 한국조선해양과 IMM PE가 맺은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앞두고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 계약을 종결하는 합의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IMM PE는 당시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조건으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을 4000억원 어치 인수했다. 당시 지분율은 15.2%였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이달중 IMM PE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을 IMM PE로부터 주당 8만8157원에 매수한다. 매수 대금은 현금 2667억원과 1430억원 상당의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지급하게 된다. IMM PE는 현대삼호중공업 지분율이 0%가 되고, 향후 현대중공업 지분 약 1.4%를 갖게 된다.
IMM PE와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 프리IPO 추진 당시엔 상장까지 1~2년만 기다리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조선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상장이 계속 미뤄져 왔다. 당시 IMM PE의 투자 조건엔 2022년까지 현대삼호중공업을 증시 상장이 있었는데, 작년 증시 상황이 안 좋아지자 한국조선해양과 IMM PE는 상장 기한을 2024년으로 2년 더 연장했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침체된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현대삼호중공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양사간 합의 하에 계약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계획을 아예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지배구조를 바꾼 뒤 한국조선해양 주주들이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에 반대하는 기류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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