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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공연계에 따르면 강원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2016년부터 매년 1월 개최한 대관령 겨울음악제를 올해 열지 않기로 했다. 이 음악제에 드는 비용은 그동안 강원도가 냈는데, 강원도는 올해 투입하려던 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당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모두 함께 즐기는 ‘문화 축제’로 만들기 위해 겨울음악제를 열었다”며 “올림픽이 끝난 지 4~5년 지나면서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겨울음악제를 제외한 다른 대관령음악 축제 예산도 작년보다 30%가량 줄었다. 지난해 예산은 도비 16억원, 평창군비 1억원에 관람권 수익과 후원사 협찬 등을 합쳐 25억원 규모였다. 여기엔 평창 대관령음악제와 연중 기획 공연 시리즈, 교육 프로그램 예산도 포함된다. 이 중 올해 도비가 10억원으로 37.5%나 줄었다.
대관령음악제를 주관하는 강원문화재단은 올해 20주년을 맞는 평창 대관령음악제에 예산을 집중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규모 축소는 피할 수 없다. 작년에는 7월 초에 개막해 3주간 역대 최장·최대 규모로 치렀지만, 올해는 7월 말~8월 초에 열린다. 연중 기획 공연은 지난해 16회에서 올해 4회로 줄어든다. 공연계에선 2018년부터 평창 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달 갑작스럽게 사임한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음악계 한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대관령음악제를 키워온 손열음 입장에선 공들여온 행사가 갑작스럽게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영 대관령음악제 운영실장은 이에 대해 “손 전 감독은 2021년 3월에도 바쁜 연주 활동 등 개인적인 이유로 재계약을 고사했었다”며 “이번에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와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 등 5개 군이 함께 주최해온 PLZ 페스티벌도 중단 또는 축소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산의 절반가량을 분담한 강원도의 지원이 올해부터 중단돼서다. PLZ 페스티벌 관계자는 “5개 군 자체 사업으로 지속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군비를 늘려도 규모는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지난해 6월 김진태 지사 취임 후 평창국제평화음악제 지원 중단을 결정하는 등 문화행사 예산을 줄이고 있다. 일각에선 ‘최문순 전 지사가 공들였던 행사를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문화예술 지원 혜택이 특정 단체나 행사에 쏠리지 않고 지역 예술인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김 지사의 공약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역 문화예술인 창작활동 사업비는 46억원에서 67억원으로 늘리는 등 올해 전체 문화예술 예산은 작년보다 소폭 늘었다”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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