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ELS 발행액은 4조4016억원으로 3분기 발행액(5조6595억원)보다 22.2% 감소했다. 발행 종목 수도 3분기 2792개에서 4분기 2488개로 줄었다.
ELS 발행액은 지난해 증시 침체로 7월 1조1202억원까지 크게 감소했다가 9월 글로벌 증시가 잠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2조7402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12월 1조3373억원까지 다시 줄어들었다.
특히 작년 하반기 들어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ELS들이 대거 녹인(원금 손실 위험) 구간에 들어서자 ELS 발행도 함께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9180억원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이 가운데 45%에 해당하는 4130억원에서 이미 녹인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AMD, 엔비디아 등을 기반으로 발행된 ELS도 30%는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며 “이들 종목 자체보다 테슬라와 함께 발행되면서 대규모 녹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ELS 조기상환 규모만 보면 4분기 6조1383억원이 조기 상환돼 3분기(5조575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ELS가 조기 상환되면 투자자들은 만기보다 이른 시기에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고, 증권사 입장에서도 고객의 재투자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 조기상환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ELS 시장도 조만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2008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증시 부진과 ELS 발행액 감소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주식시장은 이후 횡보 또는 상승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며 “ELS 시장도 이에 부응해 조만간 바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