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 4만9774건에서 이날 5만832건으로 하루 새 2.1%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양천구 매물이 전날 2229건에서 이날 2314건으로 3.8% 늘어 증감률이 가장 컸다. 이어 관악구(3.4%) 강동구(2.7%) 금천구(2.6%) 노원구(2.5%) 등의 순이었다.
양천구는 재건축 안전진단제도 개선 호재까지 겹치면서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 등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부터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과 도시·주거환경 정비계획 수립 지침을 개정·시행한다. 정부가 작년 12월 내놓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구조안정성 비율이 기존 50%에서 30%로 하향 조정되고 그동안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도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우에만 진행하도록 했다. 재건축사업에 과도하게 영향을 주던 규제 사항이 대부분 개선되면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등이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목동 A공인 관계자는 “작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안이 발표됐을 때는 매물을 거둬들인다는 집주인이 많았는데 이번엔 반대”라며 “재건축사업이 워낙 오래 걸리고 매매가 너무 안 되다 보니 호재가 있을 때 매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사 수요는 있었지만 ‘거래 절벽’ 현상으로 발이 묶였던 집주인들도 이번 기회에 갈아타기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노원 관악 금천 등 이른바 ‘영끌족’이 많은 지역에서도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관악구는 전날 1380건에서 이날 1428건으로, 금천구는 778건에서 799건으로 늘었다. 노원구는 3639건에서 3732건으로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작년 영끌이 많았던 지역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이들에게 퇴로를 열어준 셈인데 매수자가 나타날지, 거래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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