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이 김밥 셔틀·100만원 갈취…은행원 남편 좀 살려주세요"

입력 2023-01-05 14:57   수정 2023-01-05 15:15


은행을 다니는 남편이 상사로부터 부당 행위를 받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5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저희 남편 좀 살려주세요'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국내 은행의 은행원이다.

A씨는 "남편이 부당 행위를 일삼는 부장의 인사 발령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변동 없이 제자리인 탓에 힘들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편이 부장과 스크린골프 내기를 한 사연을 전했다. A씨는 "부장과의 스크린골프 내기로 (돈을) 잃었다고 100만원을 달라고 하더라. 부서 직원과 내기해 (부장이) 백만원을 가져가는 게 말이 안 돼 믿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이 너무 무기력하게 달라고 하길래 무슨 사고라도 쳤나 해서 일단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술 먹고 늦는 날이 많아 물어보니 부장 때문에 힘들었다는 게 이유였다"며 "어떤 날은 뺨을 맞았고 다른 날에는 입에 담지도 못 할 말을 들었다고 했다"며 하소연했다.

특히 A씨는 "얼마 전에는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정말 미안한데 김밥을 좀 싸달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눈물이 맺힌 채로 부장이 김밥을 좋아하는데 직원에게 돌아가면서 김밥을 싸 오라고 했다더라. 남편이 너무 미안해했고 수치스러워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부장의 갑질은 남편이 퇴근하고 난 후에도 이어졌다. A씨는 부장이 남편에게 업무 시간 외에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특정 글을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블라인드에 글이 올라와서 신고해야 한다며 계속 휴대폰을 쥐고 있었다.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A씨는 은행에서 이같이 부당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문제가 된 부장 같은 사람은 어느 회사에도, 어느 조직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며 "남편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집에 와서 배우자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며 글을 마쳤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해당 은행은 최근 감찰팀을 통해 내부 감찰을 진행했고, 해당 부장은 대기발령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은행 측은 "혐의가 어느 정도 인정돼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며 "추가 조사 등을 거쳐 징계 수위 등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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