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도 미국 노동시장에선 여전히 10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의 열기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맞춰 FOMC는 4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회의 의사록을 통해 당분간 금리를 높게 유지하겠다는 자신들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시장에 경고했다.
더 높은 임금을 찾아 이직한 사람들을 의미하는 자발적 퇴직자 수는 전월보다 12만 6000건 늘어난 417만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장기인 18개월 연속 400만 명을 넘었다. 미국 노동부는 "자발적 퇴직자들은 자신의 의지 혹은 능력에 따라 일자리를 떠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발적 퇴직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더 높은 급여와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일자리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Fed가 주목하는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 배율도 전월과 동일한 1.7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1.2배)을 크게 상회했다. 구인건수 배율은 실업자 1명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날 공개된 12월 FOMC 회의록에서도 Fed의 긴축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 중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벗을 기대하고 있는 시장의 지나친 낙관론이 Fed의 물가 안정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물가 상승률 목표치가 2%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사록 공개에 앞서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1%포인트 높은 연 5.4%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FOMC 위원 중 가장 매파로 분류된다.
다음 FOMC 회의는 이달 31일에서 내달 1일까지 열린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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