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가 2024년부턴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5일 소식통을 인용해 "델이 지난해 말 협력업체들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반도체 사용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미·중 간 반도체 패권 경쟁과 공급망 분리 흐름 속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델은 출하량 기준 세계 3위 PC 제조사다.
구체적으로 델은 2024년까지 자사 제품에 쓰이는 모든 반도체를 중국 밖에 있는 공장에서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가 만드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제3국 기업이 소유한 중국 소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도 쓰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협력업체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델에 납품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델은 반도체 이외의 다른 부품 공급업체들에도 비(非)중국 지역에서의 생산능력을 갖추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모듈 등이 그 대상이다. 미국의 다른 PC 제조업체 HP도 생산 및 조립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협력사들을 상대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델과 HP의 노트북·데스크톱 PC 출하량 1억3300만대 중 대부분이 중국에서 조립됐다. 이와 관련해 델은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고객과 사업에 타당한 공급망 다변화를 지속해서 살펴본다"면서도 "중국은 우리 팀의 일원과 고객들이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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