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반도에서 대규모 군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6일 나왔다.
국립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는 이날 발간한 '2023 동북아 정세 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우선 안보통연구부 교수는 "서울이 북한의 대규모 공격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제한적인 군사 도발 위험은 상존할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상호핵억제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확전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면서 "힘의 열세와 미국의 핵보복 개연성으로 인해 북한은 제한적 충돌이 대규모 전쟁으로 확전되는 위험을 방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아시아 역내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외교안보연구소의 진단이다. 최 교수는 "미국은 한·미동맹의 지역적 역할을 점차 미·일 동맹 수준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점진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다자동맹 형성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은 전략대화, 연합훈련, 정보 협력의 수준을 점차 높이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내실화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점차 더 갈등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과도한 군비경쟁과 군사적 충돌을 회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세력균형 변화로 인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지만, 미국에게 중국은 임박한 군사적 위협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자라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힘의 열세를 인식하고 있는 중국도 미국과의 과도한 군비경쟁과 군사적 충돌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 발전 을 추구할 강한 동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최 교수는 "미국 해·공군력의 강력한 우위를 고려할 때 중국의 상륙작전은 실패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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