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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사업의 중심을 기기에서 플랫폼·광고·콘텐츠로 확장한다. 특히 전 세계에 보급된 1억8000만대의 LG 스마트 TV를 광고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6일(현지 시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전달하는 회사”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스마트 TV에 탑재된 운영체제 웹OS를 통해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별도의 유료 방송을 가입하지 않아도 웹OS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홈트레이닝(LG 피트니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아트 플랫폼(LG 아트랩) 등의 서비스는 올해 CES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4일 파라마운트와의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라마운트가 확보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내보내는 식이다. 조 사장은 “스마트 TV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콘텐츠 추천(ACR) 기능을 제공한다”며 “무작정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취향에 맞는 타깃 광고를 한다면 광고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대비 지난해 광고, 콘텐츠 부분 매출이 10배 늘었다”며 “굉장한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손에 잡히는 분야는 전기차(EV) 충전, 헬스케어 등”이라며 “현재 잘 하는 생활가전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3B 방식으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충전은 올해 2분기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하반기에는 북미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미래 포트폴리오의 큰 축으로 삼고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제품, 서비스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사내외 실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LG 랩스’(Labs)의 결과물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느 정도 완성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LG 랩스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올해 하반기 북미를 중심으로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본다”며 “내년은 좀 더 괜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특별히 투자를 줄이려는 계획은 없다”며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투자 금액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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