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브리지스톤 부스엔 과율(guayule) 화분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과율은 미국과 멕시코 사막지대에서 자라는 식물로 재생 가능한 천연고무를 추출할 수 있다. 재배하는 데 들어가는 물도 목화보다 40% 적다. 브리지스톤은 전체 원재료에서 천연고무 등 재생 가능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40%로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천연고무 추출법을 상용화하기 위해 잠실 종합운동장 3.8배 면적에 달하는 과율 연구 농장을 운영 중이다. 브리지스톤에서 원료 연구를 담당하는 마르셀라 카스타노 박사는 “2030년까지 과율 재배를 상업화하고 친환경 타이어 재료를 다양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까지 과율 추출 천연고무 개발을 위해 1억달러(약 1260억원)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전북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가 설립한 멜리언스도 글로벌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소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알고리즘 ‘카우카본’을 선보였다. 10여 년간 도축된 소의 체중과 성별, 생년월일 등을 분석해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한다는 설명이다. 멜리언스는 이 알고리즘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접목했다. 저탄소 가축임을 알고리즘을 통해 입증한 목장에 NFT를 발급해 민간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축산업은 탄소 배출량이 의외로 많은 업종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가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ESG를 주제로 한 발표 세션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회계·컨설팅 법인 EY 매니저들은 ‘ESG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비밀 팁’이란 40분짜리 세션을 진행했다. 주제는 ‘명확성(clearness)’이었다. ESG 경영 현주소를 명확히 파악하고 각자의 ESG 청사진, 평가 기준,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정부, 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세바스찬 바인더 매니저는 “현재 존재하는 ESG 핵심 성과 지표(KPI)만 160여 개에 달한다”며 “어떤 기준을 근거로, 어떻게 자신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는지 명확히 분석해 외부에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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