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가 본격적인 3세 시대 서막을 알렸다.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의 장남 조성민(35) 상무가 최근 제지업계 신년인사회에 처음 등장하면서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제지·펄프업계 신년인사회에 조 상무는 한솔제지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조 상무의 명함에는 ‘기획담당 임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 상무는 고(故)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증손자다. 조동길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장녀 고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의 셋째 아들이다.
조 상무는 지난해 한솔제지의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 지분을 3.0%까지 늘려 주목 받았다. 그는는 2016년 한솔홀딩스 입사 후 2019년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로 이동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친환경 신소재 개발 등 신사업을 주도하며 2021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신년인사회에서 그는 업계 선배 경영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나누는 등 소탈한 매력을 보였다.
다른 제지 업체들은 이미 3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었다. 무림과 깨끗한나라는 2020년 3월에 각각 이도균 사장, 최현수 사장이 취임했다. 이 사장은 고(故) 이무일 창업주 장손인 이동욱 회장 장남이다. 최 사장은 대한펄프공업을 창립한 (故)최화식 창업주의 아들인 최병민 회장의 장녀다. 무림 이 사장은 신년회에 직접 자리한 반면, 최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깨끗한나라에서는 최병민 회장과 김민환 대표가 나왔다.
한편, 제지연합회 안재호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 업계도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탈피하고, 변화와 혁신의 흐름 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제지업계는 미래 제지산업의 성장 키워드가 ‘친환경’이라고 보고, 올해에도 적극적인 시장 확대 노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3세 경영인들 외에도 대양그룹 권혁홍 회장, 한솔제지 한철규 사장, 전주페이퍼 장만천 사장, 페이퍼코리아 권육상 사장, 홍원제지 홍순호 사장, 세하 이제선 사장, 한창제지 김길수 사장, 고려제지 류진호 사장, 태림페이퍼 이복진 사장, 아세아제지 유승환 사장 등 국내 주요 제지회사 대표 및 임원, 유관단체 대표, 학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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