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혐의 사실을 반박하는 A4 용지 6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뒤 검찰 질문엔 “서면 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리한 질문은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받기 전 검찰이 예우 차원에서 제안한 성남지청장과의 ‘티 타임’도 거절했다.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FC 구단주인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네이버, 두산건설 등 6개 기업으로부터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기업이 지급한 돈은 후원금이 아니라 계약에 따른 광고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한 뒤 늦어도 이달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전 10시35분께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11분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엔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니라 대통령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기획, 보복수사라고 규정하고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범죄 피의자가 개선장군처럼 위세를 부린다”고 맞받았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SNS에 “이 대표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국민은 대추나무 연 걸린 듯한 그의 권력형 비리를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은 단군 이후 최대 비리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 주변에서 병풍을 쳤던 민주당 의원들도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며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자 드가자(들어가자)’라고 외치는 최형배 일당을 보는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설지연/전범진/최한종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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