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술계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초고가 미술품 시장과 대중 작품 거래 시장 사이에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평범한 부자’가 살 만한 일반적인 작품들은 구매의 손길이 딱 끊긴다. 불황 때마다 미술계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다.
이런 현상은 막대한 돈이 오가는 아트페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세계 최대 전시업체 MCH그룹은 2010년 시작한 아트페어 ‘마스터피스 런던’ 개최를 올해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갤러리 128곳이 참여하는 등 호평받아온 행사였다. MCH그룹은 “물가가 오르고 업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MCH그룹이 본격적인 ‘아트페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본다. 한정된 명작 수량을 지난해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기 시작한 ‘파리+’ 등 핵심 아트페어 한두 곳에 몰아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얘기다. 최근 세계 전시업계에서는 이 같은 ‘약육강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파리+’가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던 FIAC을 밀어낸 게 대표적이다.
미술품 거래시장 독점 경쟁은 아시아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맹주’ 홍콩이 휘청이는 틈을 노리는 한국 싱가포르 일본이 아트페어산업에 뛰어들면서다.
미술계 관계자는 “KIAF-프리즈가 분발해야 한국 미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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