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확 꺾인 美 물가…Fed '베이비 스텝' 유력

입력 2023-01-12 23:40   수정 2023-01-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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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확연히 꺾인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강도 높은 긴축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년 전 대비 CPI 상승률은 14개월 만에 6%대로 내려왔고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3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동안 0.50%포인트 이상으로 결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6.5% 올랐다고 12일 발표했다. 6.2%를 기록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다. 역시 시장 예상치(5.7%)와 부합했다. 지난해 11월 상승률(6.0%)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CPI는 6개월 연속 둔화했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 급등한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 계속 하락했다.

12월 CPI는 전월 기준으로 0.1% 떨어졌다. 전월 대비 CPI가 하락한 건 2020년 5월 이후 31개월 만의 일이다.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전망치와 같았다.

에너지 비용이 전월 대비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보다 9.4% 하락했다. 휘발유를 포함한 전체 에너지 부문 가격은 전월 대비 4.5% 떨어졌다.

다만 CPI의 30%를 차지하는 주거비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며 에너지 비용 하락폭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12월 주거비는 전년 동기 대비 7.5%,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교통비와 의료 서비스 비용은 전년 12월보다 각각 14.6%, 4.1% 올랐다. 식료품 가격도 1년 전보다 10.4% 뛰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11월(0.5%)보다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중고차 및 트럭은 전월 대비 2.5% 하락하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항공료도 지난해 12월 3.1% 떨어지며 11월(-3.0%)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날 CPI 발표 직후 국채 금리는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Fed의 긴축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은 일제히 올랐다. 이날 CPI 발표 직후 다우지수와 S&P500지수 선물은 각각 0.38%, 0.41%가량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선물은 약 0.33% 강세였다.

다음달 1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도 확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7.2%를 찍었다.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12.8%)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뉴욕연방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12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0%로 전월(5.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7월 후 최저치였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한 3.0%로 집계됐다.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오현우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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