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도 1년 넘게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이 있습니다. ‘돈 복사기 3대장’으로 불리는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입니다.
이들 종목은 최근 1년 상승률이 3~5배에 달합니다. 연기금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13일 삼천리는 0.9% 오른 44만7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작년 1월 초(9만1000원) 대비 상승률이 400%에 달합니다.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도 최근 1년간 3배 올랐습니다. 기간을 3년으로 늘릴 경우 대성홀딩스는 상승률이 13배에 달합니다.
세 종목은 모두 국내 도시가스 업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스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지금도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실적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성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128억원) 대비 감소했습니다. 삼천리는 2년 사이 영업이익이 2배가량 늘었지만 주가가 5배 오를 만큼 기초 체력이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스전을 보유하지 않은 도시가스 업체들은 가스 가격 상승이 자산 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라며 “주가도 과거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 측도 같은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삼천리 관계자는 “주가가 반락할 가능성이 높으니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주가는 연기금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가스는 작년 1월부터 연기금 매수세가 거의 모든 거래일 들어오고 있습니다. 대성홀딩스는 작년 6월부터 매집이 시작됐고, 삼천리는 작년 12월부터 매 거래일 매수세가 잡히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기준으로 자체 지수에 해당하는 투자 가능 종목군을 구성한다”며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해 지수 내에서 비중이 커질 경우 위탁 운용사들은 주가가 비싸더라도 기계적으로 이 종목을 편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매도 세력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오는 5월 코스피200지수에 삼천리와 대성홀딩스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지수에 들어가면 공매도가 허용됩니다. 기초 체력 개선 없이 주가가 급등해 공매도 투자자의 집중 타깃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